커피 맛과 추출 방법 침출식 여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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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이 커피의 맛을 결정한다

앞에서 추출에 관한 대략적인 것을 배웠다. 본격적인 커피 추출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무척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만큼 추출의 방법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추출을 연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커피 추출의 종류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맛을 알아본다.

커피 추출은 누가 시작했나?

인류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새로운 추출 방법을 개발해 왔다. 커피 애호가들 중에는 역사적으로 개척정신이 뛰어난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커피 추출법이 끊임없이 새로 개발된 것은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다양한 추출법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우리가 커피를 추출할 때 느끼는 기본적인 불편함 들이었다. 커피 가루에 물을 부으면 가루가 물에 둥둥 떠오른다. 작은 불편이기는 하지만, 이 불편이 커피 추출법 개발에 미친 영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만약 원두 가루가 물에 잘 가라앉는 성질이었다면 이 책의 두께도 훨씬 얇아졌을 것이다.

분쇄한 원두를 주전자에 넣고 찻잎과 같은 방식으로 우려낸다고 생각해 보자. 주전자 속에서 원두 가루가 이리저리 떠다니기만 할 뿐 커피 한 방울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니 커피의 추출법이 발달하지 않겠는가?

침출식 vs 여과식, 커피 추출의 큰 분류

커피 추출 기구는 크게 침출식과 여과식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으며, 일부 기구는 두 방식을 모두 활용하기도 한다.

침출식은 고체를 용액 속에 담가서 우려내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침출식 기구로는 프렌치프레스를 꼽을 수 있으며, 물과 커피의 접촉 시간을 사용자가 재량껏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과식은 분쇄한 원두 가루에 물을 부어 통과시켜서 커피의 향미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침출식은 목욕, 여과식은 샤워라고 생각하면 된다. 침출식은 목욕할 때와 마찬가지로 원두 가루를 물에 푹 잠기도록 담그는 방식이고, 이과식은 원두 가루를 물로 씻어내리는 방식이다.

추출법에 따라 맛도 달라질까?

추출에 사용하는 기구와 방식에 따라 커피의 스타일도 달라진다. 일례로 프렌치프레스로 추출한 커피에서는 묵직한 바디감과 풍부한 질감이 느껴지는 반면, 종이 필터로 여과한 커피에서는 섬세하고 깔끔한 질감이 느껴진다. 원두의 특징에 맞는 추출법은 커피의 맛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