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정제 빨간 열매 속 생두의 변신
정제 방식은 지역과 농장별로 다른데, 단순히 관습에 따른 차이도 있고 경제적 여건에서 오는 차이도 있다. 대부분 커피농장이 자체적으로 가공하는데, 현지에서 어떤 정제 방식을 택하는지에 따라 커피의 풍미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때 차이가 뚜렷한 특징적인 커피가 탄생하기도 한다.
파치먼트 의미
수확한 커피 열매가 어떻게 가공되고 정제되는지에 따라 원두의 질과 방향이 결정된다. 커피 정제는 좁은 의미로는 습식 가공(Wet Milling, 커피 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제거하는 단계)'을 뜻하지만, 넓게는 커피 수확에서부터 '건식 가공(Dry Milling, 습식 가공을 거친 열매에서 내과피를 벗기고 선별하는 단계)' 이후 포장 작업까지를 아우르기도 한다. 내과피는 열매의 껍질 중 가장 안쪽층을 의미한다. 커피의 내과피를 파치먼트(Parchment)라고 부른다.
수확한 커피 열매를 물에 넣으면 덜 익은 열매와 너무익은 열매는 (나뭇잎이나 나뭇가지와 함께) 물 위로 떠오른다. 바닥에 가라앉은 잘 익은 체리와 조금 덜 익은 체리만 따로 빼낸다. 사실 수확시에 아무리 주의해도 미숙하거나 과숙한 열매가 조금 섞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완벽하게 익은 커피 열매 속의 풍부한 자당이 맛있는 단맛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덜 익거나 더 익은 체리가 섞이면 생두의 질 자체가떨어지게 되어 아무리 훌륭한 로스팅을 거쳐도 맛을 살리기 어렵다.
커피 원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글을 참고하면 좋다.
껍질을 벗기고 커피의 모습을 만드는 정제 작업
최고급 스페셜티 커피로 쓰일 체리든 값싼 인스턴트 커피로 쓰일 체리든,모든 커피는 수확 후에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제 방식은 크게 내추럴(Natural)과 워시드(Washed)로 나누는데, 국가나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다. 두 방식의 혼합인 펄프드 내추럴(Pulped Natural) 방식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내추럴 정제 방식
내추럴 정제는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한, 말 그대로 자연적인 정제 방식이기 때문에 거칠고 묵직한 원두를 만들어주지만 자칫하면 역한 맛을 낼 수도있다. 쉽게 말하면 그냥 공기 중에서 커피 열매를 건조시키는 것이다. 농장에서는 수확한 커피 열매를 평편한 바닥이나 건조대 위에 펼쳐놓고 말리는데,이때 덜 익은 열매를 같이 널어 익히기도 한다. 건조 후 까맣게 쪼글쪼글해진껍질을 제거하면 생두 상태가 된다. 브라질에서는 대부분의 농가가 내추럴정제를 하는데, 이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일단 열매를 모두 수확한 후 나중에 선별하는 방식을 선호해온 것과 관련이 깊다.
예외는 있겠지만, 내추럴 정제된 커피는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맛을 진하게 살리는 것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일부 로스터는 내추럴 정제된 생두를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섬세함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워낙 묵중한 맛이 나는 장점이 있어서 실제로 내추럴 정제된 커피가 고급 에스프레소 블렌드에서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워시드 정제 방식
워시드 정제는 열매를 수확한 후 (거대한 블렌더처럼 생긴) 기계에 넣거나 강한 수압으로 물을 분사해 커피 열매의 외피와 과육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펄핑(Pulping)이라고 한다. 펄핑을 마치면 과육 안에 있던 생두가 드러난다. 굳이 손으로 펄핑 작업을 해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속도가 더딜뿐더러 손만 더러워지고 별 보람도 없다.
펄핑은 외피와 부드러운 과육까지만 제거하므로 그다음 작업으로는 생두를 가까이에서 싸고 있는 파치먼트(내과피)를 덮은 점액질을 제거해야 한다. 점액질에 덮인 파치먼트 상태의 커피를 발효탱크에 넣으면 효소가 활동해서 점액질을 녹인다. 발효에 필요한 시간은 기온이나 커피의 양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표면을 만져보는 것으로 완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발효에는 점액질 제거 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다. 바로 풍미를 만드는 것이다. 워시드 정제로 적절한 발효 과정을 거친 커피는 내추럴 정제로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산뜻한 산미를 지니게 된다. 발효 후에는 군데군데 남아 있는 점액질을 다시 씻어내고 건조대나 콘크리트 바닥에 널어 1주일가량 말린다.
워시드 정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정제 방식이 무조건 커피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발효 과정은 커피 열매나 물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커피 농가들의 정제 방식은 경제적 요인에 많이 좌우된다. 워시드 정제는 품질은 보존하지만 배수시설과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로부스타 커피는 내추럴 정제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아라비카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니 굳이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 때문인 듯하다.
펄프드 내추럴 정제 방식
펄프드 내추럴 정제 방식은 세미 워시드(Semi-Washed), 세미 라바도(SemiLavado, 라바도는 ‘세정, 세척'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혹은 허니 프로세싱(Honey Processing)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에 따라 명칭과 세부적인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내추럴과 워시드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펄프드 내추럴 방식은 내추럴 정제의 장점인 경제성과 워시드 정제의 장점인 짧은 정제 시간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의 맛 또한 워시드 정제만 거친 커피에 비해서는 바디감이 있고, 내추럴 정제만 거친 커피에 비해서는 깔끔하고 산뜻하다.
펄프드 내추럴 방식은 워시드 방식과 마찬가지로 우선 펄핑 작업을 통해 커피 체리의 외피와 과육을 제거한다. 펄핑 후 워시드 방식에서는 파치먼트에 붙은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 발효탱크로 보내지만, 펄프드 내추럴 방식은 바로 자연건조 단계로 넘어간다. 점액질이 기계의 뜨거운 표면에 달라붙기 때문에 기계로 건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건조는 망을 씌운 건조대 혹은 넓은 건조장에 펼쳐놓은 상태로 1~2주간 이루어지며, 중간중간 건조를 돕기 위해 갈퀴질을 해서 섞어준다.
일부에서는 점액질을 일부나 전부 제거한 후 건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생두의 색상이 더 밝은 빛을 띠며 커피의 맛 또한 워시드 정제 커피와 더욱 비슷해진다. 점액질 제거 기계는 과육 제거 기계의 확장판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강한 마찰이나 수압으로 외피와 과육, 점액질을 모두 제거한다.
이때 남기는 점액질의 양에 따라 나중에 나오는 원두의 특징이 달라진다. 내추럴 정제에 가까워질지 워시드 정제에 가까워질지 결정되는 것이다. 남기는 점액질의 양에 따라 '블랙', '레드', '옐로우' 등으로 구분한다. '블랙 허니'는 점액질을 거의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건조에 들어가며, '레드 허니'는 일부만 제거하고, '옐로우'는 거의 다 제거한다. 가공을 마친 블랙 허니는 검은빛을, 레드 허니는 붉은빛을 띠게 되므로 생두 샘플을 유심히 살펴보면 점액질을 어느 정도 긁어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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