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혁명, 디카페인 & 인스턴트 커피
밤에 잠이 안 올까 봐 걱정되는 사람을 제외하고 대체 왜 맛을 희생하면서까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카페인 커피 시장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카페인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까지 커피를 마시게 하면서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없을까?
디카페인 커피라고 해서 꼭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나 고백하자면 필자는 카페인 예찬론자다. 최상급 생두를 디카페인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렇다 보니 맛의 결점을 가리기 위해 다크로스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품질 좋은 신선한 생두를 적절히 볶아 풍미 또한 그대로 살린 디카페인 커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덕분에 품질을 중시하는 고급 카페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카페인을 제거할까?
디카페인 커피를 만들기 위한 카페인 제거 작업은 생두를 로스팅하기 전에 이루어진다. 카페인의 90~95%를 제거하는데, 로스팅 과정에서 풍미를 살리는 요소는 그대로 남겨둔 채 카페인만 최대한 많이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풍미를 살리는 것보다 카페인 제거에 더 초점을 둔다.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생두를 증기에 노출시킨 후 용매로 씻어내는데, 이 작업에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카페인을 녹여낸 후에는 생두를 다시 증기에 노출시켜 혹시라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용매를 제거한다. 이러한 용매추출법은 카페인 제거 효과가 뛰어나지만, 용매의 영향으로 커피의 맛과 특성을 살려주는 요소까지 파괴되기도 한다.
물추출법(스위스 워터 프로세스(Swiss Water Process)라고도 부른다)은 용매추출법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방식이다. 우선 생두를 물에 불려 세포 구조를 열어서 카페인을 포함한 수용성 성분이 녹아 나오게 한다. 생두의 성분이 녹아 있는 물을 탄소 필터로 걸러 카페인을 제거하고, 나머지 성분은 생두에 도로 흡수시킨다. 카페인이 충분히 제거될 때까지 같은 과정을 반복해 주면 디카페인 커피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은 이산화탄소추출법이 있는데, 다른 두 공법과 마찬가지로 우선은 생두를 물에 담그거나 증기를 쏘여 이산화탄소가 침투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준다. 그다음에는 생두를 고압의 액체 이산화탄소에 담근다. 이 단계에서 이산화탄소는 높은 압력에 의해 기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가 된다. 몇 시간 후면 생두 속의 카페인이 이산화탄소에 녹아 나오고, 압력을 낮추면 카페인과 함께 기체가 된 이산화탄소가 증발한다.
2008년에는 카메룬에서 아예 카페인이 없는 코페아 차리에리아나(CoffeaCharrieriana)라는 새로운 커피 품종이 발견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도 진짜 커피 원두로 만들어진다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인스턴트커피도 진짜 커피로 만든다. 진짜 커피와 맛이 달라도 너무 다른 게 사실이지만,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 원료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녹색의 생두다.
커피 열매는 인스턴트 커피가 되기까지 힘든 여정을 거치며 커피 본래의 미묘한 향과 맛을 잃게 된다. 물론 인스턴트커피용으로 분류된 저렴한 생두에 그런 미묘한 향이나 맛이 애초에 존재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말이다. 커피는 섬세한 음료다. 갓 내린 커피의 복잡 미묘한 향기는 순식간에 사라지며, 시간이 지나면 금세 미묘한 맛과 향을 잃고 별 볼일 없는 음료가 되어버린다. 간단히 말해 맛이 없어진다.
인스턴트 커피에는 거부할 수 없는 큰 장점이 있다. 커피 맛 분말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니 얼마나 간단한가? 게다가 맛이 일정하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며 기호에 따라 간단히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데다 상할 염려도 없다. 주방에서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만든 커피에서 바디감과 과일 향이 느껴지는 균형 잡힌 맛까지 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인스턴트 커피를 처음 개발한 데이비드 스트랭(David Strang)은 그러고 싶었을 것이다. 1890년 스트랭은 최초의 분말 커피 제품인 스트랭 커피(Strang's Coffee)를 출시했다. 그는 추출한 커피에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쏘여 수분을 증발시키고 남은 물질을 모아 물에 녹는 커피 분말을 만들었다. 맛이 어땠을지 알 방법은 없지만 아마 형편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아이디어 자체는 기발했고, 다른 커피회사들도 집에서 더 간편하게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 연구 끝에 나온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조지 콘스탄트 워싱턴(George Constant Washington)의 '레디 커피(Red E Coffee)’다. 1910년 개발된 레디 커피는 네스카페(Nescafé)가 등장하기 전까지 시장을 주름잡았다.
인스턴트 커피의 대명사인 네스카페는 1938년 탄생했다. 당시 브라질 정부는 남아도는 커피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끝에 네슬레에 해결책을 의뢰했고, 네슬레에서는 설탕과 건조 커피를 혼합한 인스턴트커피를 발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네스카페는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간편하고 장기보관이 가능해 군대 보급품으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난 후 인스턴트커피는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그 인기가 최고조였던 1970대에는 미국으로 수입된 커피의 3분의 1 이상이 인스턴트 형태였다.
오늘날 인스턴트 커피는 주로 분무건조와 동결건조 2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분무건조는 뜨거운 공 기 중에 농축액을 미세하게 분사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에 헤어스프레이를 분사한 다고 생각하면 쉽다. 동결건조는 농 축액을 1~2분 정도 되는 짧은 시간 내에 영하 40도로 냉각시키는 방식인데, 기존 방식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더 빠르게 커피 추출액을 건조하기 때 문에 커피의 풍미를 더 잘 보존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진공동 결건조 방식이 도입되었다.
건조 과정을 거치면 마지막에는 울퉁불퉁한 커피 알갱이만 남는다. 건조를 마친 후에도 커피 알갱이에는 1%가량의 수분이 남지만, 지구상의 다른 물체들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분 함량이다. 수분이 거의 없다 보니 잘 부서지기는 하지만 쉽게 변질되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가 밋밋하고 맛없게 느껴지는 것이 앞서 말한 공법들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에 인스턴트커피에 사용하는 원두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개발되고 있는 동결건조기를 살펴본 경험으로는 언젠가 정말로 맛있는 인스턴트커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아무튼 현재는 고급 스페셜티 커피와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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