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우리에게 도착하기까지 겪는 일
커피가 출하 준비를 마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건조 후 탈곡, 품질 평가, 결점두 선별, 샘플 작업, 포장 작업을 마쳐야지만 무사히 수출길에 오를 수 있다. 이는 농장의 규모, 경제적 여건, 커피 정제 능력, 지역 관습, 지리적 여건, 협동조합 유무, 국가 내 법적 절차 등에 따라 달라진다.
많은 이들의 땀으로 완성되는 커피
대부분의 생산자는 내과피를 벗기지 않은 파치먼트 상태의 커피를 자루에 담아 판매한다. 이 상태에서는 생두의 크기가 들쭉날쭉할뿐더러 자루 안에 깨진 콩에서부터 나뭇가지, 나뭇잎에 이르기까지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다. 그래서 완벽하게 가공된 생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는 내과피를 제거하고 생두를 선별하는 건식 탈곡공장, 커피를 수출하는 수출업자, 혹은 중개업자에게 판매된다. 중개업자가 이중으로 끼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업자들을 현지에서는 흔히 '코요테'라고 부른다. 중개업자들은 주로 소규모 농장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생산자들을 기다렸다가 파치먼트 커피를 구입해 탈곡 공장이나 수출업자에게 웃돈을 받고 판매한다. 일부 탈곡 공장은 가공한 제품을 직접 수출하기도 하며, 반대로 수출업자들이 탈곡 공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대규모 농장에서는 건조 후 생두 선별까지 해 직접 수출업자에게 팔기도 하는데 이는 흔하지 않다. 수출까지 직접 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브라질의 일부 대규모 농장은 건식 탈곡까지만 직접 진행하고 선별 작업은 수출업자에게 맡긴다. 선별 이전의 생두를 브라질에서는 '비카 코리다(Bica Corrida)'라고 부르는데, 이는 재빨리 탈곡한 생두를 포장하는 방식을 빗대 생겨난 표현이다.
커피 정제 과정은 아래글을 참고하면 된다.
중간판매상이 유독 많은 커피 시장
커피가 생산되고 가공되는 거의 모든 단계에 상인이나 중개인이 끼어든다. 상인들은 일단 커피를 일정량 사들여 보관했다가 더 높은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다. 중개인들도 상인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지만 커피를 자기가 직접 사들이기보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고 일종의 수수료를 받아간다. 이렇게 말하면 상인이나 중개인이 마치 피도 눈물도 없는 장사꾼처럼 보이지만(그리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들의 노고 덕에 품질 좋은 커피와 스페셜티 시장이 연결될 수 있다.
파치먼트 상태의 커피가 선별을 마친 생두가 되기까지 중간에 이렇게 거치는 과정이 많으니 커피 생산농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 지극히 적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최근에는 많은 스페셜티 커피 (Specialty Coffee) 로스터들이 생산력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직거래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직거래라고 해서 유쾌한 농부들이 컨테이너 가득 커피를 채워 보내는 아름다운 그림만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직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커피농장, 가공업체, 수출업자, 수입업자, 로스팅회사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생산자와 로스팅회사가 적절한 가격에 합의하고, 각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커피는 결국 팔려나간다
파치먼트 커피가 건식 탈곡장에 도착하면 우선 진동을 주어서 섞여 있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그 후 거대한 블렌더처럼 생긴 기계에 넣어 파치먼트를 벗겨내면 드디어 녹색의 생두가 모습을 드러낸다. 껍질을 벗긴 생두는 수작업이나 기계를 활용해 크기, 밀도, 색깔별로 분류하고 등급을 매긴다. 생두의 크기는 64분의 1인치를 한 단위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폭이 64분의 16인치인 생두는 '사이즈 16'이라고 표시한다. 크기가 너무 작은 생두는 버리거나 현지에서 소비한다.
선별을 마친 후에는 소량의 샘플을 추출해 결점두가 있는지 확인하고, 샘플 로스터로 로스팅해서 맛과 품질을 평가한다. 또한 생두에 커피 열매 천공충이 뚫어놓았을 수도 있는 작은 구멍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소규모 커피농장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일부 수출업자나 바이어들은 하루에도 1,000개가 넘는 생두 샘플을 로스팅하고 분쇄해 커핑하고 평가한다. 품질이 뛰어난 커피는 경매 품목으로 등록되어 시장에 선보이게 되는데, 수급 가능한 물량과 가격에 따라 적게는 수십 kg에서 많게는 수 톤까지 경매에 부쳐진다. 수입업자들은 지역 경매나 COE 경매(Cup of Excellence, 최고의 커피를 선정하는 대회이자 경매 프로그램)에 참가해 고급 커피를 구매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로스팅업체에 판매한다. 20여 년 전부터는 로스팅업체들이 직접 경매에 참여해 상품을 커핑 하고 구매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사실 커피의 품질에 따라 대상이 다를 뿐 구매자는 늘 존재하므로 갈라지고 깨진 묵은 생두에서부터 최상급 스페셜티 커피까지 모든 커피는 결국 팔려나간다.
커피를 마대자루에 담는 것은 경제성 때문
생두는 전통적으로 60kg들이 마대자루에 담겨 운송된다. 수출업자들이 마대자루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렴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샘플을 채취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얇은 마대자루는 안에 담긴 생두에 물이 닿는 것을 막을 수 없어서 일부 생두에서는 변질이나 손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생두의 품질과 신선함을 중요시하는 로스팅업체들 사이에서 새로운 포장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하나는 진공포장으로, 포장 후 산소를 제거하고 밀봉해 외부의 수분이나 냄새로부터 생두를 보호한다. 생두가 산소와 접촉하지 않아 운송 도중 숙성이 발생하지 않으며, 신선한 상태에서 로스팅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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