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머신 100년의 역사
에스프레소 머신은 20세기 중반 이후 보일러와전자 온도조절 장치, 압력조절 장치, 디자인 등에서 다양하게변화했다. 하지만 변함없는 부분도 있다. 바로 물에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시작은 미국이 아닌 독일
모든 커피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에스프레소 제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추출이다. 문제는 에스프레소의 추출 과정이 아주 빠르고 격렬하다는 것이다. 그 짧은 시간에 여러 요소를 조절해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것은 마치 30초 만에 완벽하게 샤워를 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런 문제를해결하기 위해 에스프레소 머신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미국은 100여 년 전 발명된 증기기관에 푹 빠져 있었고, 이를 수많은 분야에 활용했다. 커피 제조도 예외는 아니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기계의 효시는 1878년 (놀랍게도 이탈리아가 아닌)독일의 구스타프 케셀(Gustav Kessel)이 제출한 특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케셀의 설계도를 살펴보면 이 기계는 증기압을 이용해 커피 원두를 채운 작은 필터 사이로 물을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었다. 제조 후에는 커피 찌꺼기가 담긴 필터에 강한 증기를 뿜어 청소까지 손쉽게 가능하도록 했다. 1잔분량의 커피를 효과적이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었지만 정작 이런 기계를 현실화하기는 어려웠다.
최초의 에스프레소 머신, 이데알레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에스프레소의 원형을 만든 주인공은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와 데지데리오 파보니(Desiderio Pavoni)다. 이 둘은 이탈리아 커피계의 스티브 잡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아이디어에 착안한 것은 베제라였다. 베제라가 디자인한 '이중 탭의 대형 기계(Giant Type with DoubleTap)'는 처음으로 포터필터(Portafilter, 분쇄된 커피를 담는 필터 바스켓을 올리는 기구)를 장착한 제품이었다. 레버를 사용해 기계를 제어할 수 있었고, 여러 개의 추출 헤드를 갈아끼울 수도 있었다. 베제라는 성공적으로 기계를 만들어냈지만 홍보 부족 탓인지 이 제품은 널리 퍼져나가지 못했다.
이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파보니다. 1903년, 베제라가 만든 추출기에서 가능성을 본 파보니는 1만 리라에 베제라의 특허를 사들였고, 둘은 함께 사업에뛰어들었다. 파보니의 아이디어로 압력 배출 밸브를 장착해 바리스타에게 증기가 너무 많이 가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스팀 완드(Steam Wand, 증기를 분출시키는 부분)를 장착해 기계 내부에 축적된 열을 활용해 우유를 데울수 있게 되었다.
베제라와 파보니는 이 기계로 만든 커피에 '카페 에스프레소(Cafeé Espresso)'라는 이름을 붙였다. 에스프레소는 ‘빠르다’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커피라는 뜻이었다. 개선을 거쳐 완성된 기계에는 '이데알레(Ideale)' 라는 이름을 붙여 밀라노 박람회에 출품했다. 이데알레는 당시의 다른 증기압 추출기처럼 1.5바(bar, 압력의 단위) 정도의 압력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이는 사실 압력솥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다. 이 정도의 압력으로는 지금 우리가 마시는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없었으므로 당시 이 기계로추출한 음료는 현대적인 기준에서 에스프레소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 후 약40년간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 기계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커피 세계를 뒤흔든 가찌아의 에스프레소 머신
에스프레소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에스프레소 전도사 피에르 테레지오 아르두이노(Pier Teresio Arduino)가 등장한 이후부터다. 아르두이노도 베제라와 같은 시기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하고 연구했는데, 기계 발전보다는 에스프레소 홍보와 보급에 세운 공이 훨씬 크다. 아르두이노는 수동 피스톤 장치를 통해 추출압력을 높이는 방법을 궁리했다.
1930년대 이탈리아의 발명가인 마르코 크레모네시(Marco Cremonese) 또한 증기압 대신 피스톤을 사용하는 다양한 에스프레소 머신을 설계하고 이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1936년 크레모네시가 죽자 아내인 로제타 스코사(RosettaScosa)가 그의 설계를 들고 여러 에스프레소 머신 제조업체를 찾았으나 선뜻 이를 사용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었다. 이때 스코사가 찾아간 사람들 중하나가 바로 밀라노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지오바니 아킬레 가찌아(Giovanni Achille Gaggia)였다.
가찌아는 스코사가 들고 온 설계도를 응용해 1938년 '회전식 피스톤'으로 특허를 내고 일부 기계에 이 방식을 적용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며 잠시 행보가 중단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스코사의 고소였다. 스코사는 특허 침해로 가찌아를 고소해 승소했고, 가찌아도 수동식 피스톤의 기본적인 설계와 안정성에 점차 의문을 품고 관심을 잃어가던 터라 이참에 새로운 기계를 설계하는 데 몰두했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바로 그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능력을 지닌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 성공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스프링 피스톤의 개발이었다. 가찌아는 압력을 높이기 위해 스프링을 사용했다. 레버를 눌러 스프링을 압축한 다음 레버를 놓으면 스프링이 강한 힘으로 튕기며 피스톤을 누르게 되고, 그 압력으로 분출된 뜨거운 물이 곱게 간 원두 가루를 통과하며 커피가 추출되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스프링의 강도가 강할수록 압력이 높아지고 더 고운 원두입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추출 속도는 빨라지고 추출되어 나오는 커피의 양은 줄어든다.
가찌아는 스프링 피스톤을 사용한 시제품을 1947년에 내놓았고, 이는 최초의 현대적인 에스프레소 머신이 되었다. 가찌아가 발명한 레버식 머신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카페에서 찾아볼 수 있고, 더 새롭고 편리한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이 레버식 에스프레소 머신을 고집하는 바리스타들도 있다. 우리가 지금 크레마라고 부르는 갈색의 크림 층이 형성된 것도 이때다. 이 새로운 커피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맛을 선사했고, 이를 맛본 많은 사람들은 커피가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워했다.
전동펌프, 바리스타를 자유롭게 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1961년 에르네스토 발렌테(Ernesto Valente)가 발명한페마 E61(Faema E61)의 등장으로 또 한 번 변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중 가장 큰 혁신은 전동펌프의 사용이었다. 전동펌프를 사용하게 되면서 바리스타는 힘들여 레버를 당길 필요가 없어졌고 기계의 크기 자체도 훨씬 작아졌다. 펌프는 보일러 내부에 있는 열선을 통해 물을 가열하고 이를 그룹헤드(GroupHead, 샷 추출을 위해 포터필터를 장착하는 부분. 이곳을 통해 가열된 물이 배출된다)로 보낸다. 이 외에도 E61은 보일러의 뜨거운 물을 지속적으로 그룹헤드에 순환시켜 기계의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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